[매일경제] 천연물 활용해 암 통합치료 … 요즘 각광받는 안토시아닌
- 관리자
- 2024-12-30
아로니아·다시마에 풍부한
안토시아닌·후코이단 성분
체내 활성산소 중화에 도움
항염증·항암에 강력한 효과
항암 나노 복합제인 AFNC
암 치료·예방 보조효과 기대
"암 줄기세포는 국소 부위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전신에 분포돼 있고 스트레스, 흡연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암 유전자 스위치가 켜지면서 암이 발생하기 때문에 몸 전체를 들여다보고 치료해야 합니다. 현대의학의 한계를 인정하고 천연물 활용 등 통합치료요법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합니다."
암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 김의신 박사(사진)는 암 정복의 방법으로 현대의학과 천연물을 활용한 통합치료가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 박사는 미국 텍사스대 및 MD앤더슨 암센터에서 30년 넘께 종신교수를 지냈던 명의로 손꼽힌다.
통합의학에 대한 세계적 관심과 연구는 약 30년 전 시작됐다. 미국 MD앤더슨 암센터, 코넬대학병원 등 세계적 병원에서 통합의학과 동양의학, 천연물 등을 암의 보조치료 요법으로 연구하기 시작했고, 현재까지 활발한 연구를 진행하며 발전하고 있다.
암세포의 발생과 증식에 대한 원인은 아직까지도 정확하게 규명되지 않았다. 사람마다 다르게 발현되는 암을 완치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암은 여전히 정복할 수 없는 질병으로 남아 있다.
항암, 방사선, 수술 치료 등 현대의학의 3대 암 표준치료는 독성반응과 부작용 등을 감수해야 한다.
현대의학적 치료의 한계를 극복하고 암 치료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통합치료가 필요하다는 것이 김 박사의 치료 철학이다.
김 박사가 집중하는 천연물은 아로니아와 다시마에 풍부한 성분 안토시아닌, 후코이단이다. 이들 성분은 암을 유발하는 염증을 억제하고 항산화 작용에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안토시아닌에는 수소가 풍부한데, 체내 불안정한 산소와 결합하면 물이 된다. 이를 통해 체내의 활성산소를 중화시키고 항염증, 항암 효과를 발휘한다.
특히 안토시아닌 중 가장 강력한 성분으로 알려진 C3G가 암세포의 생존 경로를 차단하는 물질로 꼽힌다. 하지만 아로니아와 다시마를 직접 섭취해서는 해당 효과를 내기는 어렵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안토시아닌과 후코이단을 '나노복합체' 형태로 개발한 제제도 등장하고 있다.
20여 년 안토시아닌을 연구한 장봉근 제이비케이랩(JBKLAB) 대표(의학박사·약사)는 안토시아닌과 후코이단을 나노 입자로 생합성한 항암나노복합제 'AFNC'를 개발했다.
김 박사는 "독성이 없고 부작용 위험이 없는 두 개의 천연물질이 '복합핼리효과'를 낼 수 있도록 개발한 AFNC는 암 치료 및 예방에 훌륭한 보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AFNC는 일반 안토시아닌에 비해 높은 안정성과 생체이용률을 나타낸다. 제이비케이랩 실험 결과 일반 안토시아닌은 체내에서 1~2시간 만에 분해되지만 나노 입자로 만든 안토시아닌은 30시간 이상 지속됐다. AFNC의 생체이용률 역시 일반 안토시아닌보다 3.24배 높아 유효 혈중 농도를 유지하는 시간이 10배 이상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 동물실험을 통해 단일 천연물일 때보다 복합체로 적용했을 때 항암 효과가 10배 이상 높아졌다. 실험을 통해 입증한 이러한 유효성은 다수의 국내 및 국제 특허를 통해 인정받았다.
천연물이 암 예방 및 암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은 '핼리팩스 프로젝트(Halifax Project)'를 통해 확인되기도 했다. '핼리팩스 프로젝트'는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전 세계 31개국, 약 350명의 암 의과학자가 '저독성, 다중표적' 항암제 개발을 위해 진행한 프로젝트다. 암 치료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세포독성 항암제는 강한 독성으로 인한 부작용이 발생한다. 또 선택적으로 암세포에만 작용하는 표적항암제는 암세포의 생존 경로를 차단할 수는 있지만 1~2개의 경로만 차단하기 때문에 100개 이상의 생존 경로를 가진 암세포를 치료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독성이 적고, 암세포의 여러 생존 경로를 동시에 차단하는 항암제 개발을 위해 '핼리팩스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김 박사는 "프로젝트를 통해 발견된 저독성·다중표적 항암물질은 강황에 풍부한 커큐민, 포도 껍질에 들어 있는 레스베라트롤, 녹차의 EGCG, 콩과 회화나무에 함유된 제니스테인"이라며 "이들 4 가지 물질은 각각 암세포를 억제하는 방식이 달라 병용 투여했을 때 더 효과적으로 암세포의 생존 경로를 차단할 수 있음이 확인되면서 수술, 항암 등 표준 암 치료의 보조 역할과 암 예방에 효과적이라는 결과가 도출됐다"고 설명했다.
제이비케이랩은 핼리팩스 프로젝트를 통해 알려진 천연 항암물질 4가지를 복합체로 개발해 제품화에 성공했다. 커큐민은 낮은 생체이용률을 개선했고, 체내 분해가 빠른 레스베라트롤의 유효성을 높이는 기술을 적용해 분말과 캡슐 제품을 지난 10월 선보였다.
김 박사는 "이러한 천연물만으로 암을 치료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암세포의 증식을 차단하는 보조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다. 항암 치료나 방사선 치료 등 현대의학적 치료와 함께 병행하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정윤 매경헬스 기자]